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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브로) 본능 1편

춥고 살벌한 기운과 부드럽기도 딱딱하기도 한 눈이 가득한 숲. 나뭇가지에 올가미처럼 매달린 눈이 떨어지는 소리 이외에 아무도 들리지 않는 숲은 오늘도 고요히 잠들고 있었다. 어미가 아기에게 자장가를 불러 주듯이 바람은 숲 사이를 살며시 만져 주며 사라져 간다. 이런 듯 숲은 영원히 잠들 수 있을 것만 같았으나, 고슬픈 짐승 같은 소리가 바늘같이 찔려와 영원할 것만 같았던 고요함은 사라지고 말았다.

 

녜에에에.... 크흡... 녜에에에...”

 

저 가녀린 소리의 주인은 누구인가? 왜 이리 슬픔에 잠겨 있는가? 어째서 눈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는 손에 따뜻한 살점이 없는가? 이유는 단순했다. 저 어린 짐승은 살점이 하나도 없는 아주 작은 스켈레톤이었다. 추위도 배고픔에도 끄떡없는 스켈레톤. 소년은 먹을 잎을 찾고자 발걸음을 총총거리는 토끼처럼 움직여 잠든 숲에서 벗어나려 했다.

 

녜에에에... 큰일이야... 길이 전혀 안 보여.... 이대로 있다간 집에 못 돌아가는데... 훌쩍...”

 

소년은 천장에 박힌 별처럼 반짝이는 눈물이 얼기 전에 재빨리 닦아내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고작 눈으로 장식된 나무 주제에 날카로운 이빨과 매서운 눈빛을 가진 악마로 보고만 소년은 더더욱 눈물을 흘리며 애타게 누군가를 찾기 시작했다.

 

샌즈.... 샌즈.... ... 나 좀 도와줘.... .... 나 너무 무서워... 훌쩍... 샌즈...”

 

어미를 찾는 아기 고양이처럼 애달픈 소리를 토해내며 이름의 주인을 찾는 소년. 하지만 소년가 바라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눈과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 말고는 아무도 들리지도 보이지 않았다.

 

우에에에..... 샌즈....”

 

소년은 이제 무리라는 듯 몸을 수그리며 참았던 눈물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괜히 놀고 싶다고 해서 이곳으로 오는 바람에 길을 잃고 말았다. 늦은 밤에 나가면 안 된다고 경고했던 그의 말을 무시한 게 후회스러웠다. 그냥 집에서 일찍 자서 아침에 놀면 될 것을 생각하지 않고 나가버려 이렇게 곤란한 일을 겪고 말았다.

 

소년은 여태 겪어본 그 어떤 일보다 무서운 일로 괴로워 숨을 헐덕거리며 눈물을 토하다 뒤에서 부스락 소리와 함께 그립고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

 

짧지만 새끼를 찾은 어미의 안도와 걱정이 담겨진 소리가 소년의 귀를 빠르게 파고들었다.

 

샌즈!!!”

 

소년은 스파크가 튄 것처럼 빠르게 일어나 자신을 부른 형에게 달려들려 두 팔로 꼭 안았다. 보고 싶은 형이 제 팔에 안겨 있음을 느낀 소년은 없는 꼬리로 반갑게 흔들며 얼굴을 마주 보았다.

 

... 정말 보고 싶었어... 나 정말 큰일날 줄 알았어....”

 

.... 정말 곤란한 일을 겪을 뻔했네... 이래서 내가 밤에 나가지 말라고 했잖아. 어두운 곳에 길을 잃으면 치 아프니까...”

 

특유의 개그와 미소를 지으며 몸을 숙인 샌즈는 두 손으로 소년의 등을 두드리며 안심시켰다. 손으로 등이 둥둥 만져 그 진동으로 떨고 있는 소울 하트와 뼈가 천천히 원상태로 돌아가고 있으니 소년은 그제야 떨리던 입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녜에... 너무 심심했어.... 샌즈는 너무 게을러서 잘 놀아주지 않으니까 그만..... 그래도 미안해....”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내뱉는 아이의 특유함을 표현한 소년은 형의 얼굴을 바라보며 사과를 했다. 이에 동생의 사과를 들은 샌즈는 씨익 웃으며 숙인 몸을 다시 일으켜 제 손을 소년의 손을 잡고서 길을 걸어가려 했다.

 

미안, ~ 가 너무 게을러서 움직이려 하면 몸이 탕이 되어버리니까 이렇게 되어버렸네. , 피곤한데 어서 들어가자. 내일 아침에 같이 재미있는 거 하자.”

 

형의 제안으로 눈이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된 소년은 그 말이 사실인지 다시 한 번 물어보았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지?”

 

그럼~ 내 귀여운 동생을 위해서라면 모든지 다 해줄 수 있어.”

 

우와! 신난다!”

 

사실이라고 생각했는지 소년은 방방 뛰며 기뻐하자 그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집으로 돌아가려 했다.

 

신나기 전에 어서 집에 들어가자. 제때 집에 못 들어가면 가 못 추릴 것 같아.”

 

응응! 알았어!”

 

형의 재촉에 소년은 어서 집에 들어가려다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 주춤거리며 두 손을 바지에 향했다.

 

? 왜 그래? 어디 아파?”

 

아니... 오줌 마려...”

 

오줌? 그럼 여기서 시원하게 싸고 가. 집까지 가서 보는 게 더 시간이 걸리니까 여기서 보는 게 낫겠다.”

 

녜에.... 싫어... 화장실이 아닌 밖에서 소변 보면 안 된다고 배웠어....”

 

하지만 지금 급하잖아. 예의가 있으니까 괜찮아. 내가 망보고 있을 테니까 어서 볼일 봐.”

 

형의 유혹이 아닌 유혹에 어린 소년의 머릿속은 지금 공공장소에 소변을 보면 안 된다는 이성과 어서 끝내고 싶다는 욕망이 서로 머리를 붙잡으며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역효과를 나올 뿐이었다. 머릿속이 싸우고 있는 사이 몸은 점점 댐이 무너지려는 듯 터지려고 하자 소년은 머릿속 전쟁을 끝내기도 전에 서둘러 나무 뒤로 달려 몸을 숨겼다.

 

녜에.... 창피해...’

 

소년은 스스로가 창피해하면서도 한편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에 바지 지퍼를 내려 시원하게 볼일 볼 준비를 마쳤다.

 

어서 마치고 집에 가서 반성하자... 두 번 다시 밤에 나가지 않겠습니다, 두 번 다시 밖에 오줌을 누지 않겠습니다 라고....’

 

소년은 마음을 다잡고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뜨거운 내용물이 몸에서 밖으로 나가자 눈을 녹아내리고 소년은 마음이 편해진 듯 한숨을 뱉었다.

 

... 살겠다....”

 

소년은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볼일을 마치려고 몸을 주춤거리다 문 듯 이상한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스켈레톤은 오직 뼈밖에 없어서 추위에 떨지도 않듯이 굳이 굶주림에 생리 현상에도 시달릴 일도 없었다. 근데 왜 자신이 오줌을 누고 있는가? 왜 볼일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것인가? 지금 오줌을 다 봐는 데도.... 왜 제 사타구니가 젖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가?.......










!!! 이게 무슨 꿈이야?!”

 

꿈에서 어린 시절 숲속에서 길을 잃었을 적의 기억을 꾼 파피루스는 깜짝 놀라며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지금 바지에서 이상하고 끈적한 기분이 들어 서둘러 이불을 치우고 제 바지를 보았다. 역시 꿈속에서 오줌을 누었듯이 지금 사타구니 가운데에 무언가에 젖어 있었다.

 

녜엑! 안 돼! 이 위대한 파피루스가 오줌을 누다니! 이럴 수 없... !”

 

파피루스는 놀란 듯 두손으로 입을 막고 옆 기둥에 제 머리를 기대어 소리를 들었다. 제가 이렇게 소리를 질렀으니 분명 그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 조마조마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히 벽 안쪽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 그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녜에.... 다행이다.... 샌즈가 깨어나서 이걸 본다면 분명 날 놀릴 거야.... 그럴 수 없지. 이 위대한 파피루스는 바지에 오줌을 누었다는 오명을 남길 수 없어! 당장 벗어서 빨아야겠다.”

 

하며 재빨리 바지를 벗고 속옷도 빠르게 벗은 다음에 다시 바지를 갈아입어 조용히 방문을 열었다. 복도를 유심히 살펴보며 옆방의 주인이 깨지 않게 까치 발을 들어 조용히 계단에 내려갔다. 나무로 만든 계단은 조금씩 신음소리를 내며 주위에 퍼져나가니 파피루스는 가슴 속의 소울 하트가 폭주 기관차처럼 쿵쿵 뛰고 있었다.

 

샌즈가 깨면 어떡하지? 이걸 보고 놀려 대면 어떡하지? 만일 언다인도 알면 실망스럽겠지? 분명 나를 훈련을 시키지 않을 거야 등등 다양한 생각을 품어내며 겨우 계단에 내려와 서둘러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가 일어나기 전에 서둘러 싱크대에 속옷을 넣고 빨려고 하려던 찰나, 뭔가 이상했다. 오줌의 특유 냄새는 나지 않았고 오히려 땀과 비슷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뭐지? 냄새가 이상하네?”

 

오줌의 시큼한 냄새는 물론 물과 비슷한 점성이 아닌 끈적했다. 꿀처럼 잘 흘려 내리지 않고 뭉쳐 있었으며 살짝 만져보기만 해도 부드러워 보였다.

 

이게 뭐지? 오줌이 아닌가? 이거 내 몸에서 나온 거 맞나?”

 

고개를 갸욱대며 의문을 표하는 파피루스. 그는 왜 자신의 몸에서 요런 이상한 것이 나왔는지 궁금했으나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닌 어서 속옷을 빨아야 한다는 생각에 물을 틀고 세정제를 꺼내려 하는 순간.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위에서 들려오자 크게 놀란 파피루스는 눈이 커진 채로 고개를 위로 향했다. 하품소리와 함께 슬리퍼를 질질 끌며 계단에 내려오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들려오자 파피루스는 몸을 바둥거리며 이를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다 그만 속옷을 서랍장에 넣고는 일부러 물을 틀어 세수는 하고는 다시 닫았다.

 

세수를 마치자 바로 샌즈는 주방 안에 있는 동생을 보며 입을 열었다.

 

? 거기서 뭐 해? 불도 키지 않고.”

 

그가 부르자 파피루스는 어색하게 돌아 웃으며 대답했다.

 

, 샌즈. 뭐하러 온 거야? 난 더워서 세수하러 온 거야.”

 

그래? ~... 난 목이 말라서 물 마시러 온 거야. 어서 마시지 않으면 를 추스르지 못할 것 같아...”

 

... 그래? 그럼 어서 마시고 자. 아직 아침이 오려면 멀었는데 깨 있으면 안 되잖아. 그럼 나 먼저 들어갈게.”

 

어서 이곳에서 나가고 싶어 하는 그는 말을 빠르게 마치고는 서둘러 샌즈의 옆에 지나 계단으로 올라가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이불속에 들어가 조마조마한 가슴을 진정시키며 속으로 생각했다. 만일 샌즈가 서랍장 문을 열면 어떡하지? 아니, 샌즈는 분명 물만 마시고 다시 방안으로 돌아갈 것이다. 샌즈는 물도 마시는 것도 귀찮아서 다시 돌아갈 것이다. 그게 아니면 분명 그곳에 뻗어 잘 것이라고 확신하니 절로 잠이 다시 돌아와 눈을 감고 말았다.

 

그가 다시 방안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버텨보려 노력하나 이미 무거운 눈꺼풀은 살며시 입구를 닫자 그대로 깊은 꿈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뭔가 갑자기 다급해 보이는 동생이 어색하게 웃으며 뭐라 하기도 전에 방으로 돌아가 버리니 샌즈는 작은 실소를 뱉으며 주방 안으로 들어갔다. 귀여운 동생의 말대로 어서 물을 마시고 방안으로 돌아가려 컵을 꺼내 물을 틀려는 순간에 옆 서랍장이 어색하게 닫혀 있음을 보았다. 이를 본 샌즈는 별 생각 없이 그것을 다시 닫고자 문을 당기는 순간에 눈이 커지고 말았다.

 

각종 냄비와 소스 병 정 가운데에 아주 눈에 익숙한 동생의 속옷이 보였다. 샌즈는 이를 보고는 손을 뻗어 왜 이게 이곳에 있는지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그것에 아주 향극한 냄새가 코를 자극하자 얼굴이 굳어지고 말았다. 분명 이건 제가 생각한 그것이 아닌지 하여 속옷을 제 코에 가까이 대 깊이 빨아들이자 그 안에 있던 향이 온몸을 전기로 자극시키는 것만 같았다.

 

속옷을 깊이 빨아 맡은 샌즈는 한동안 그대로 경직된 듯 가만히 서 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이 몸 자체가 천국의 부드러운 구름 위에 눕고 있다는 환상이 깨버릴 것 같았다. 미식을 한 듯 코를 다시 부드럽게 빨아들이며 환상을 맛보는 샌즈. 지금 강렬한 스파크가 온몸을 자극시켜 정상적인 사고판단이 안 되는 상황인데도 이것만은 확실히 단정지을 수가 있었다.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