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험이 겨우 끝나고 이제 새글을 쓰려다 보니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서 할 수 없이 전에 트친과 나눈 연성 글을 올리려 합니다...... 이것도 본브로와 마찬가지로 성적인 묘사가 좀 삽입되어 있으니 주의를 하시길 바랍니다.......
여기는 차갑고 피비린내가 깊이 밴 눈이 가득한 스노우 딘. 붉은빛으로 칠한 이곳에는 어느덧 조용한 날이 없이 매일 광란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지금 보라색 빛이 가득한 어느 술집에선 차가운 갑옷에 날카로운 이빨이 드러난 커다란 광견들은 서로 마주 보며 으르렁거리고, 그 술집의 주인은 담배를 크게 빨아 들이며 그 개들을 유심히 지켜보았고, 마을 한 가운데 버르장머리 없는 꼬맹이들은 조용히 있던 사슴의 뿔에 음식물 쓰레기나 아니면 캔 통을 꽂아 넣고 도망치고는 했다. 물론 그 사슴은 아이들을 죽일 마음으로 돌진하며 마을을 시끄럽게 만들고 말았지만 말이다.
한편으론 그 괴상한 마을 외곽에서 자리 잡은 어느 집도 마찬가지로 조용한 날 없이 매우 시끄러웠다. 잠깐은 마을 전체를 채워버릴 것만 같았던 소리가 벽을 넘어 나오더니 곧 팝콘이 터지는 것같이 현관문이 열리고 닫을 때의 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안개처럼 고이 사라져가는 소리를 뒤로 한 채 나온 붉은빛의 눈과 검은 후드를 입은 작은 해골은 투정 거리며 집 옆에 있는 창고로 향했다.
“제길라!!! 이런 날에 자지도 못하고 창고 정리나 하게 될 줄이야! 망할 보스....”
해골은 방금 자신이 자고 있던 소파를 강하게 차 당장 창고 정리를 명령한 제 동생을 떠올리며 창고로 걸어갔다. 마음 같아선 계속 자고 싶었지만 따르지 않으면 분명 그 빨간 구두에 달려있는 날카로운 뒷굽으로 제 소울하트를 밟아 버릴 것을 생각해 할 수 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진짜..... 이런 날에 푹 잤으면 하는데... 보스는 왜 날 괴롭히지 못해 안달 난 거지?”
시끄러운 앵무새처럼 중얼거리는 해골은 곧 집 옆에 자리 잡은 창고 앞에 서 후드 티 주머니에 있는 열쇠를 꺼내 잠금쇠에 집어넣어 들어갔다. 역시나 하도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성처럼 쌓인 창고를 바라본 해골은 툴툴거리며 그 안으로 들어갔다.
“하.... 이거 언제 다 하라고.... 오늘 푹 자기 글러네.”
한숨을 뱉으며 청소를 준비하려는 해골. 그는 우선 필요없는 물건을 버리고자 구석에 있는 빈 박스 하나를 주워 마법을 허공에 띄웠다. 준비를 마친 그는 대충 필요 없는 물건, 먼지 등만 대충 치우고 끝내기로 해 눈을 돌려가며 찾기 시작했다.
먼지는 마법으로 그냥 눈에 보이는 먼지들을 허공에 띄워 공같이 뭉치게 하고, 선반에 올려진 망가지거나 깨진 쓰레기들도 분류하지 않고 바로 마법으로 박스 안으로 집어 던지고 있었다. 의외로 청소를 빠르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아 해골은 이대로만 한다면 다시 자도 이상하지 않겠다면 실실 웃었다. 해골은 마법으로 쓰레기들을 박스에 집어 던지는 모습을 보며 제게 청소를 명령한 그가 저리되어 버리는 상상을 하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아 행복했다.
계속해서 쓰레기를 보스로 투영하며 박스에 담는 해골은 곧 선반 구석에 있는 어떤 작은 병을 발견했다. 해골은 선반 구석에 숨은 병을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뻗어 그것을 살펴보았다. 그러다 곧 그것의 낡은 표지에 적힌 이름을 보고는 입 한쪽이 씨익 올라갔다.
“헤~? 이게 여기 있었네.”
간만에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주인공을 본 해골은 손가락으로 마구 돌리며 쳐다보았다. 물론 좋은 추억은 아니고 지금에서야 그냥 웃고 넘어가나 그때에는 짜증이 울러 터지는 추억이었다.
개인의 사정으로 연구소에서 나와 핏빛으로 물든 스노우 딘으로 이사 온 해골은 당장 자고 머무른 집을 구했으나 문제는 먹고 필요한 물건을 살 돈이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몰라도 당장 보스, 아니, 어린 동생을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에 한땐 총명한 두뇌를 가졌다는 칭찬을 들은 그가 최대 빨리 돈을 구할 방법을 택한 것이 바로 몸을 파는 것이었다.
여기저기든 욕구에 시달리는 괴물들은 얼마든지 있으니 살짝 유혹하고 대량의 돈을 받아 몸을 건네주기만 하면 금방이었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그는 대놓고 몸을 파기가 싫었다. 어쩌면 병을 지닌 놈들이 있을지도 모른 데다 더러운 취향에 맞게 비비고 싶지가 않아 이를 대체할 방법을 또 고민하다 색다른 방법을 찾아낸 것이다.
우선 몸을 팔겠다고 유혹하며 인적이 드문 곳으로 간다. 그 다음으로 절로 안기는 척하며 제가 특제로 만든 향을 몰래 맡게 하여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정나게 만든다. 단순히 성욕을 일으키는 그런 단순한 약이 아닌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 인지 능력도 한순간에 어린아이로 만들어버리니 이는 너무나도 위험한 향이었다.
이를 맡은 당사자는 당장이라도 움직여도 죽을 것만 같은 욕구에 괴로워할 것이다. 다리 가랑이에서 터져 나오는 쾌감은 결코 상쾌함이 아닌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렇기에 정신 차리기가 불가능했다. 물론 이를 반항하여 해독제를 내놓으라고 공격도 한 놈도 있었으나 적중시킨 확률은 번개가 팝콘을 안 태우고 튀길 정도였다.
이때 제가 해독제를 줄 테니 당장 돈을 내놓으라고 말하면 성욕에 강한 그 어떠한 괴물이라고 금방 수긍하여 거금을 내놓을 것이다. 돈을 받으면 바로 해독 향을 풀어 성욕을 진정시키고 유용이 빠져나가면 된다. 그럼 거금을 벌고 몸도 깨끗이 할 수 있었다. 물론 나중엔 보복할 수 있을 가능성은 있었지만 그럴 문제는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향은 머리를 일시적으로 온갖 욕구를 일으켜 인식을 뒤죽박죽 망가트리게 한 덕에 전혀 기억하지 못할 테니 지금까지 조용히 거금을 벌었고, 또 맛있는 음식을 해줘서 고맙다는 동생의 감사를 실컷 들을 수 있었다. 근데 왜 그가 이리도 토라진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어디 갔나 했더니 여기에 있었군. 처리를 제대로 안 하면 큰 사고가 일어나니.”
두 손가락으로 병을 잡으며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추억을 상기하며 실실 웃는 해골. 이것 덕에 자신과 동생이 배불리 먹고 잘 수가 있기에 약간의 고마움을 느꼈다. 어째거나 감사는 감사, 해골은 추억에 빠져 시간을 버리는 것을 아까워 어서 청소를 마친 다음에 푹 자고자 병을 주머니에 넣고 몸을 돌리려고 했다. 그런데 조심했어야 했다.
쨍그랑!
주머니에 넣었던 병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몸이 돌리는 그 찰나에 나와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 소리를 들은 해골은 곧바로 몸을 뒤로 빼 자신의 사역마를 불러 광선 공격을 갈겨 향을 없앴다. 용의 모습을 한 해골이 입을 벌려 새빨간 광선을 토해내어 바닥에 떨어진 병 조각과 내용물이 모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병이 먼지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리자 해골은 곧 안도를 숨을 뱉었다.
“하... 젠장할....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군. 저거 해독제는 이미 없애버려서 맡았다간....”
향을 맡아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그가 만일의 경우를 상상해보니 온몸이 소름으로 떨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고 그 사실로 다시 한번 가슴을 채운 두려움을 내뱉으려던 찰나 제가 저지른 후폭풍이 눈에 보이게 되었다.
향을 없애고자 했던 제 공격으로 창고는 온갖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었고 벽 한쪽은 무너져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고 있었다. 이 황량한 광경을 본 해골은 이제 해탈했다는 듯 표정이 너무 가벼워졌다.
“아.... 이거 보스에게 욕 먹겠네.”
곧 있음 찾아올 보스를 떠올라 그냥 자포자기한 듯 가벼운 표정을 지으며 창고 문으로 돌아보았다. 그리고 제 예상이 맞았다고 증명한 듯 쿵쿵거리는 발걸음이 창고 문 바깥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 이후에는 당연히 예상대로였다.
“샌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문을 발로 차 강렬한 포스를 내뿜은 해골, 아니 스켈레톤 샌즈의 보스 파피루스는 짜증과 분노에 일그러진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샌즈!!! 이 멍청하고 게으른 쓰레기가!!! 대체 무슨 짓은 한 건지 당장 설명하는 게 좋을 거야!!!”
팔꿈치를 잡으며 위엄을 뿜는 그를 보며 겁을 지린 샌즈는 평온했던 얼굴은 사라지고 땀을 폭포처럼 질질 흘려 눈도 마주 보지도 못했다.
“그... 그게 말이야. 보.. 보스 그러니까 말이지...”
“어서 대답해 이 게으름뱅이야!!! 말도 더듬지 말고!!!”
설명은 요구하며 분노를 아끼지 않고 흘려보내는 파피루스는 날카롭게 갈아 놓은 부츠 굽을 중심으로 발둥둥거리며 샌즈를 노려보았다. 항상 그랬었다. 저 게으름뱅이는 옛날부터 어린 저를 두고 나가다가 일 제때 정리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큰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니 눈에서 뗄 수 없었다. 제가 없다면 과연 그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었다. 그나마 제가 이렇게 관리를 해야만 괴물다운 일을 하기에 안심할 수 있었다. 저 멍청하고 게으르고 말도 더듬는 바보를 내버려 둘 수가 없기에, 가만히 당하고만 있으면 죽어버릴 놈이기에 제가 꼭 옆에 있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저런 놈을 걱정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얕잡아 보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수박 겉핥기일 뿐이다.
“샌즈!!! 그렇게 떨지 말고 어서 대답해!!! 왜 이리 답답하게 구는 거야!!!”
“그... 그게 말이지....”
아, 오늘도 보스에게 욕을 먹고 있구나. 더 미움받기 전에 어서 넘어갔으면 하는데 말이지 하며 속으로 시간을 벌는 샌즈는 두 검지손가락을 툭툭치며 떨고 있었다. 그냥 창고가 좀 무너졌을 뿐인데, 딱히 누구에게 시비를 건 것도 아닌데 왜 항상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인지 샌즈는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냥 어린 시절처럼 잠깐 궁금해하고 잔소리를 좀 뱉다가 넘어가 주었으면 하는데 왜 이리 제게 간섭을 하는 것인지 말이다.
“그... 그냥 뭐가 튀어 나.. 나와...”
“그게 뭐라고 다짜고짜 공격을 해!!! 진짜 구제불능이구만!!”
겨우 그런 한심한 이유로 아까운 돈만 날아가게 된 사실에 더더욱 화를 내는 파피루스는 머리에 두통이 찾아왔는지 손으로 꼭 누르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정신을 차릴까 하며 고민에 빠진 그를 보며 헤헤 웃는 샌즈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금 아주 달콤한 무언가가 허공에 돌아다니며 제가 들어가 따뜻한 곳을 찾고 있다는 것을.
이제 곧 넘어갈 것만 같아 안도하고 있는 샌즈는 어디선가 갑자기 머리를 맑게 만드는 달콤한 냄새가 제 콧안에 들어가고 있음을 느껴 잠시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곧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그는 어서 코를 막아 제지하려 했으나 이미 그 매혹적인 향은 끈적한 코를 타고 머리끝까지 도달하고는 곧 짜릿한 번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샌즈는 이 과감한 쾌감이 머리부터 발 끝까지 전부 쾌속 배송하자 몸의 힘을 유지시키가 어려워 그만 털썩 앉고 말았다. 실실거리며 웃는 그가 갑자기 털썩 앉아 버리자 놀란 파피루스는 금세 놀란 눈으로 바뀌어져 얼떨결에 말이 더듬고 말았다. 그가 제일 짜증나는 그와 똑같은 말투로.
“뭐... 뭐야?! 샌즈, 지.. 지금 뭐하는 거야! 왜 갑자기 혼자 자빠지는 건 뭔데?!!”
목소리는 여전히 거칠나 확실히 걱정하는 말투가 담겨져 한껏 부드럽게 드릴 수도 있으나 샌즈에겐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제가 없앴다고 생각한 향이 아직 남아있을 것이라곤 생각 못 해 당하고 말았다. 젠장, 지금 겨겨우 머리에서 사라져가는 이성이 떠나지 않게 두 손으로 꼭 잡고 있지만 그는 이제 휴가를 가고 싶다며 앙탈을 부리기 시작했다.
“제... 제길라... 어쩌다 이... 이렇게... 허.. 헉?!!”
머리는 아직 괜찮지만 몸은 그렇지 않았다. 몸은 이미 항복의 의사로 한껏 뜨겁고 깨끗한 액체를 분수처럼 내보내며 머리를 설득시키고 있었다. 시원하게 끈적거리는 물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낀 샌즈는 금방 얼굴이 문어처럼 물들어져 두 손으로 바지 가랑이를 꼭 잡아 숨기려고 애썼다. 하지만 이상하면서도 향긋한 액체 냄새는 손으로 막을 수 없기에 반반 치킨처럼 분노와 당황으로 물들어진 보스의 콧속에 들어갔다.
“아.. 아니, 샌즈!!! 이 멍청이가!!! 갑자기 대낮에 갑자기 오줌이나 싸고 앉아있고!!! 대체 뭐하는 거냐고!!!”
그것이 오줌이라 믿어 정말 짜증이란 짜증이 울러 터져 얼굴이 일그러진 파피루스는 지진이 일어난 것만 같은 강한 발걸음을 냉큼 걸어와 샌즈의 멱살을 잡아 올렸다. 그러자.
“히아앙!!”
그가 멱살에 잡혀 괴상한 소리를 토해내자 파피루스는 잠시 움찔해 멱살을 잡은 손을 놓을 뻔했다. 갑자기 이놈이 왜 이상한 소리를 내지 않나, 지릴지도 않았던 오줌도 싸지 않나, 눈이 초점이 안 맞은 데다 풀려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의문에 대해 생각하기도 전에 그가 지렸던 오줌이 다리를 타고 부츠로 툭툭 떨어졌음을 본 파피루스는 금방 다시 분노하여 눈이 매서워져 샌즈를 노려보았다.
그에게서 멱살이 잡힌 샌즈는 아직 남아있던 향으로 저항할 힘이 사라져 그대로 인형처럼 허공으로 끌려 올라가 눈높이를 맞추게 되었다. 호랑이처럼 그르릉거리며 노려보는 그와 마주친 샌즈는 화급히 얼굴을 돌려 시선을 피하려 했다. 괴상하게도 그의 얼굴을 보면 볼수록 몸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었다. 볼만 봐도 까끌하고 축축한 혀처럼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발끝부터 시작해 몸 전체를 살살 핥아대며 퍼져가는 것만 같아 절대 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그런 고통에 시달리고 있음을 전혀 모르는 파피루스는 남아있던 한 손으로 병뚜껑을 비트는 것 같이 손가락으로 샌즈의 턱을 잡아 제 눈과 마주 보도록 했다. 턱이 잡히는 그 촉감에도 또 한 번 온몸이 불타오르는 것만 같은 데다 다리 가랑이 속에 무언가로 가득 채워져 가기에 미칠 것만 같았다.
“보.. 보스, 잠... 잠깐...”
“샌즈, 이 개같은 놈이 감히 내 부츠에 오줌을 흘려!!!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네 놈 몸뚱아리를 갖다 팔아도 절대 구할 수 없는 귀한 부츠라 말이다!!! 근데 네놈이 감히 그걸 더렵혀!!!”
그가 뭐라뭐라 중얼거리는 던지, 샌즈의 귀엔 아무것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저 저를 쳐다보고 있는 그의 눈빛이 언제부터 워터 폴의 강물처럼 아름답고 매혹적이었는지 알아보는 중이었다. 항상 말라 보이던 눈이 저희들을 덮고 있는 벽 천장에 박혀 있는 별처럼 반짝이고 부드러운 솜처럼 매끌매끌해서 손으로 만져보고 싶은 욕망을 들끓게 하였다.
아, 저 눈을 혀로 한 번 핥을 수만 있다면 정말 몸도 팔아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아 샌즈는 절로 웃음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스스로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금방 눈치채 다시 이성을 잡으려는 샌즈 그리고 누가 봐도 심각해 보이는 이 상황에서 그가 웃음을 짓는다는 사실에 파피루스는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을 놓고 말았다. 그래서 이 빌어먹어도 시원차지 않을 놈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아 떨어지게 했다. 샌즈는 그가 생각지도 못하게 손을 놓아 버리자 곧 바닥으로 직행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아픔은 없었다. 바닥의 무너진 벽 조각과 살을 금방 찔러도 이상할 것 없는 자갈들이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아픔은커녕 오히려 깃털로 간지럽히는 쾌감이 온몸에서 전부 퍼져나가자 금방 행복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젠장, 차라리 뼈를 찌르는 고통이 훨씬 나았다. 지금 온몸을 돌아다니는 쾌감 하나하나가 자신을 망가트리고 있었다.
이러면 안 된다.
정신 차려라.
이건 그 향의 영향 때문이다.
원래대로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지만 지금 제가 인지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즉, 지금 제 몸을 달아오르게 한 향의 양은 아주 적다는 것이다.
시간만 지난다면 금방 되돌아올 것이다.
그때까지만 이성을 놓지 않는다면 모든 게 나아질 것이다.
그런데.
“어이, 당장 이 부츠를 핥아.”
딱 들어도 강제성이 가득한 목소리가 위에서 내려오자 샌즈는 고개를 올렸다. 양팔을 꼭 잡은 그가 지금 제게 명령을 내린 것인지 의문이 들어 입을 열려던 찰나.
“핥으라고 이 돼지야. 몇 번 말해야 알아 처먹냐.”
확실하고 굳고 단단한 명령을 뱉은 파피루스는 액체가 묻은 부츠 끝자락을 샌즈의 턱 밑에 까닥거리며 내려다보았다. 당최 이해를 못 했다고 낑낑거리는 강아지같이 자신을 쳐다보는 그의 눈빛을 보다니 답답함이 느껴져 어서 명령을 진행하라고 부츠로 턱을 툭툭 쳤다.
“어서 깨끗이 핥으라고 이 멍청구리야!!! 하여간 말귀를 알아듣지를 못하는 구만.”
버럭 지르는 소리가 자신의 몸을 깃털처럼 살살 간지럽히는 것 같아 샌즈는 서둘러 부츠로 시선 돌렸다. 부츠에 묻은 투명한 액체를 본 샌즈는 혀를 내두르며 질색했다. 아무리 그의 명령을 무리 없이 따른다 해도 제 몸에 나온 그 진액을 핥는 것은 싫었다. 이 더러운 액체를 핥으니 차라리 혀를 잘라 버리는 게 훨씬 나았다. 하지만.
‘킁킁.....’
자신도 모르게 코가 절로 부츠에 떨어진 액체 냄새를 탐미해 버리자 곧바로 두 손으로 막아버리는 샌즈. 그는 이젠 제 코에 이상이 생겼는지 놀라는 시간도 가지지도 못하고 금방 손을 풀고 말았다. 콧속에 들어온 액체의 향은 굉장히 향긋하고 눅눅하며 짜릿했다. 뼈밖에 없어 건조하고 딱딱한 그 안을 촉촉하고 부드럽게 적셔 조금씩 조금씩 없던 진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절대 나가게 해선 안 되다고 몸의 본능이 그렇게 반응하며 진물로 콧구멍을 막아버리고 향은 그대로 머릿속으로 올라가 사라졌다.
더 맡고 싶다.
머릿속에서 향을 깊게 마시고 싶다는 강한 욕구가 끌어 오르자 샌즈는 침을 꿀꺽 삼켰다. 콧속에 생선된 진물도 조금씩 틈을 열어 냄새를 맡을 준비도 마쳤다. 한 가닥의 이성이 이제 남은 손아귀부터 벗어나려 하자 몸이 조금씩 부츠 굽 앞에 기어가고 있었다. 이제 막 태어나 걸어 다니는 강아지처럼 샌즈는 혀를 내밀며 부츠에 묻은 투명한 액체를 핥기 시작했다.
비릿하고 짜지만 왠지 모를 기묘한 맛도 느껴져 지진이 일어난 것만 같던 몸이 진정되어가자 샌즈는 놀라움에 그치지 못했다. 단순히 부츠와 액체를 핥았을 뿐인데 뜨거운 몸이 다시 냉정이 되찾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눈이 커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일 뿐, 몸은 다시 서서히 진동이 일어나 떨리기 시작해 숨이 가빠져 가자 샌즈는 금방 놀란 얼굴로 서둘러 다시 액체를 핥았다.
그는 이 액체를 핥기 싫었다. 맡기도 싫었다. 보기도 싫었다. 그러나 제 몸을 물론 머리도 서서히괴롭게 만드는 고통에서 해방시키고 있었다. 싫지만 이건 제게 있어 무조건 필요했다. 비참하지만 어쩔 수 없다며 다시 혀를 내밀어 액체를 핥는 샌즈는 뒷몸을 움츠리며 자세를 잡았다.
강아지가 물을 실시간으로 핥아 먹고 있다는 사실에 파피루스는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저 제 부츠를 더럽게 만든 벌을 내리기 위한 명령이었으니까. 하지만 점점 그가 부츠에 핥아 먹는 강아지를 보면 볼수록 황홀함에 빠지기 시작했다. 얼굴엔 비참한 감정이 일어나 있음에도 조금씩 지성을 내려놓아 쾌감에 빠져만 가고 있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기가 막힐 정도 였다.
보기만 해도 숨이 헐떡거릴 정도로 기쁘고 흥분한 그는 이제 짜증아닌 서서히 지배욕과 소유심 그리고 가학심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래, 이거였다. 제가 그토록 원하던 얼굴이고 감정이었다. 어릴 적부터 제게 항상 안심시키려는 그 미소도 아닌, 가끔 제게 짜증이 보이던 그 감정이 아닌 제게 모든 걸 내려놓고 굴복하는 아름다운 미소였다.
어릴 때부터 자신보다 약해 빠진 주제에 어떻게든 챙겨주고 풍족하게 키우기 위해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자신을 바라보지 않을 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항상 남에게 지쳐지고 휘돌릴 바에 차라리 그냥 집안에 자신과 함께 있으면서 제 보호를 받는 게 더 나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만은 그런 표정을 짓지도 굴복하지 않았다. 제 보호를 받아야 했던 약해빠진 그는 오히려 저의 심정을 하나도 모른다는 표정을 지으며 보호하려 하니 심술이 삐뚤어지기 시작하는 동시 스스로가 창피했다.
그래서 나이를 먹어가며 그 누구보다 더 강해지도록 스스로를 단련했고 또 그를 자신의 시선에 사라지지 않게 두며 수작을 부리기 위해 접근하는 이들도 철저히 감시했다. 항상 자신이 그를 일종의 보호(?)와 관리하며 지켜보았으나 그것이 짜증 난다고 투정 부리는 그 얼굴에 파피루스는 견딜 수 없음에도 한편으론 만족했다. 짜증일지라도 결국엔 자신을 의식하고 있다는 뜻이니까.
그러나 지금, 짜증이 아닌 완전한 굴복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며 혀로 부츠에 묻은 액체를 핥고, 손으로 바지가랑이를 붙잡으며 쾌락으로 떨고 있었다. 파피루스는 입이 찢어질 정도로 웃어대며 자신의 강아지에게 입을 열었다.
“핫, 자기 오줌을 핥으면서 좋아하면서 발정하는 꼴이라니..... 지나가는 개도 웃겠군.”
하면서 만족스러운 대답을 꺼내며 입술을 핥는 파피루스. 먹이를 잡아 입맛을 다듬는 사냥꾼처럼 웃는 그는 이제 올가미에서 사냥감을 꺼내는 것처럼 샌즈를 한 손으로 꼭 들어 현관문으로 걸어가 집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갑자기 자신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온 그가 무슨 생각하는 것인지 몰라 파악할 수 없다가 다시 찾아오는 저리는 진동으로 몸이 괴로워져 떨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파피루스는 계단을 쿵쿵 올라가 제 방문을 열어 발정이 난 강아지를 곧장 침대 위로 향해 던졌다. 허공에 날아가 부드러운 천 위에 떨어진 강아지는 금세 놀란 틈도 없이 부드러운 솜털로 만들어져 온몸으로 감싸고 싶은 이불의 번개처럼 몰아오는 촉감에 몸을 괴롭히는 진동이 더 강해져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느닷없이 파피루스가 그의 몸을 올라타 자신의 가죽 바지 지퍼를 입에 갖다 대며 명령했다.
“어이, 입으로 지퍼 풀어봐. 내가 오늘 특별히 네놈의 발정기에 어울려주지.”
하며 바지 지퍼를 샌즈의 입에 가까이 댄 파피루스. 그리고 그런 돌연 행동을 취하는 그를 보며 당황한 샌즈. 그러나 바지 속에서 뭔가 강한 것이 불쑥 튀어나오려는 모습을 보자 샌즈는 얼굴이 붉어지며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설마 지금 제가 생각하는 그게 아닌 것인지 하여 위를 쳐다보았지만 이를 사실인 듯 파피루스의 눈은 무척이나 당당했다.
화들짝 놀라며 치욕과 욕망 그리고 갈등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유용이 지켜보던 파피루스는 침이 흘러나올 정도로 입술을 다시 한번 핥아대며 흥분했다.
제 바지 속에 타오르고 있는 중심을 보며 눈을 돌리려는 샌즈.
그렇지만 천천히 다시 눈을 돌려 탱탱한 가죽 바지에서 비밀 기지에서 나오는 전투기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중심을 보고는 침을 삼키는 샌즈.
다시 고개를 돌려 이제 휴가를 떠나려는 이성의 옷자락을 붙잡아 보려는 샌즈.
그렇지만 지금 입이 근질거리고 몸도 서서히 뜨거워지기 시작해 어찌할 방도를 못 찾는 샌즈.
아..... 그가 언제 이런 새로운 모습을 갖고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한 번은 자신을 올려다 보며 짜증이 울부짖는 얼굴을 또 보니 가슴 속마저 주체할 수 없을 것만 같아 새로웠다. 그래, 자신을 미워한 듯, 짜증난 다는 듯, 한때 사랑스럽다는 듯, 이제야말로 굴복하려는 얼굴을 이제야 전부 보게 되었다. 그가 어떤 감정을 지니든 간에, 표정을 드러내는 간에 전부 자신에게 향하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간절히 바라왔던 그의 아름다운 미소. 이제 앞으로 계속 볼 수 있을 것만 같아 즐거워진다.
“어서 지퍼를 풀어. 그렇지 않으면 네녀석과 어울릴 수가 없을 텐데 말이지.”
협박이든, 회유이든 알 수 없는 그의 말. 그러나 당장 자신을 태워버리고 싶은 뜨거운 치욕과. 그에게서 예쁨을 받고 싶은 간절함에 소용치는 샌즈는 눈을 돌려가며 무엇이 제게 이익이 되는지 생각해보았다. 어차피 그에게서 벗어나도 향의 효과로 인해 얼마 못 가 다시 잡히거나 아니면 다른 놈에게 잡혀 노리개가 되고 말거다.
하지만 지금 그와 어울려 논다면, 비록 치욕스럽기 해도 죽음보다 더 괴로운 쾌감이 곧 상쾌함으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이제 당연한 선택을 할 뿐이다. 나중에 더 힘들어지는 것보다 지금만 조금(?) 힘든게 훨씬 나을 것이다.
자신의 선택을 정해 표정이 나름 굳어진 샌즈는 곧 얼굴을 들어 방금 빨아놓은 듯한 가죽 냄새에 이상하고 퀘퀘한 기둥 냄새가 뿜기는 중심에 볼을 갖다 대며 비비기 시작했다. 매끄러운 가죽과 상상이지만 유리만큼이나 부드러울 것 같은 기둥의 찌릿찌릿한 촉감이 볼을 타고 그 뼛속으로 들어가 머리에 전달하니 마지막으로 잡고 있던 이성의 옷자락을 휙 놓아 버렸다.
이젠 볼이 아닌 입으로 전부 삼켜버리려 하는 것만 같이 크게 벌려 기둥이 튀어나온 가죽 부분을 꼭 집어 삼켰다. 맛은 역시 가죽의 쓴맛이긴 하나 착각인지 실제인지 모를 기묘한 짠맛도 느껴지고 있었다. 그 맛에 중독되어 버릴 것만 같아 머리가 핑 돌고 있는 그는 한 때 날카롭고 매서웠던 눈이 풀려가고 있었다. 이제 그는 완전히 파피루스에게 굴복된 개가 되어버린 것 같다.
“쯧, 얼마나 간절했으면 침도 다 흘리고 있는 거냐? 거기다 하는 짓도 보니 한 두 번 해본 솜씨도 아니군. 얼마나 몸을 굴리고 다니는 건지.”
바지에 들러붙은 거머리에게 욕을 바가지 뱉으며 제 손으로 그의 머리를 꼭 잡아 더더욱 바지에 붙게 하고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지퍼를 툭툭 건들리며 강조했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야지. 네놈의 더럽게 굴린 몸을 이번에 이 몸이 직접 보도록 하지.”
말이 마치자마자 샌즈는 이를 기다려다는 듯 눈빛이 반짝이며 입에서 숨기고 있던 날카로운 이를 꺼내며 차갑고 딱딱한 지퍼 고리를 물었다. 그리고 천천히 그것을 내리며 그 안에 숨은 보물을 탐색하려 한다. 올 굳게 서 있으며 한 치의 틱도 없이 매끄럽게 다듬은 기둥에 그 끝에 부드러워 보여도 창보다도 더 날카롭고 뜨거운 보물을. 샌즈는 이제 지퍼 고리를 전부 내려 두 눈으로 그 안을 집요하게 쳐다 보았다. 그리고 파피루스는 그런 그를 즐겁게 바라보았다.
그 다음은...... 뭐,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