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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10화 한편, 모든 것이 잠든 바깥을 유심히 보던 토리엘의 친구 파피루스는 갑자기 뭔가 발견한 듯 눈을 비비며 깜박거렸다. 눈을 비비고 다시 눈을 가늘게 떠 확인하고는 곁에 있던 경찰에게 알려주었다. “녜...? 경찰 아저씨. 지금 저기 바깥에 경찰차가 온 것 같아요. 근데 달려오지 않고 그대로 멈췄네요.” 파피루스의 말에 두 경찰은 창문을 통해 바깥을 쳐다보았다. 꽤 멀리 있지만 익숙한 빨간 불과 파란 불이 겹치면서 빛나자 그들은 동료 차임을 알 수 있었다. “다들 여기에 꼼짝 말고 계세요. 저희가 잠시 확인하고 오겠습니다. 아마 아드님을 데려오는 것 같아요.” 경찰의 말에 내내 어두운 얼굴이었던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돌아 밝아지기 시작했다. 아들이 무사하다는 소식은 물론 곧 만날 수 있을 안도에 계속 줄이고.. 더보기
할로윈 9화 * 요새 코로나 바이러스가 한창인데 다들 몸조심하시고 빠른 날에 가라앉길 기원하겠습니다. 부디 재미있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한편, 시끌벅적한 곳과 달리 아직 이른 새벽처럼 고요하고 차가운 밤 거리에 걸어가는 행인들은 자신들의 솔직한 즐거움을 아끼지 않으며 대화를 나누었다. 이렇게 서로를 직접 마주하고 보는 건 오랜만이기에 그동안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일 산처럼 많았다. 그들은 당장이라도 다 꺼내지 않으면 죽을 이처럼 서둘러 입을 다물지 않았다. “그때 내가 바닥에 물이 있는 거 보지 못해서 넘어질 뻔해서 옆 책장을 잡았다 말이야? 근데 이게 고정시키는 게 망가져서인지 오히려 나를 덮치려는 거야. 그래서 난 재빠르게 몸의 중심을 잡고 서둘러 그곳을 빠져나왔어. 하마터면 시험도 못 보고 병원 신세를 지내게 될.. 더보기
할로윈 8화 그저 평범한 학교 봉사였다. 아스고어는 방학 동안 단순히 공부하고 운동만 하기에 지루하다고 느껴 스스로 학교 봉사에 지원하여 많은 어린이 보호소에 돌아다니며 적절한 활약을 펼치고 작은 명성을 키워냈다. 커다란 하얀 버스로 변신해 아이들을 등에 태워 보호소 이곳저곳 태우고, 그네를 타며 등 뒤에 서 적당히 힘으로 밀어 저 멀리 높게 보게 해주는 둥, 낮잠 시간에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재우는 그런 훌륭한 무용담을 키워내 가니 부모들은 물론 어른 모두가 그런 그를 착실한 사내로 여기며 기특해하였다. 더구나 나중에 방학이 끝나도 종종 찾아오기도 하니 이젠 보호소 관계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정도로 존경심과 가족같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 하루는 몇 명 아이들과 함께 캠핑을 나가 텐트를 치고 직접 식사를 만들어 먹고 별.. 더보기
할로윈 7화 * 정말 오랜만에 써보는 글이네요..... 기말고사에 과제까지 신경쓰느라 전혀 쓰지 못했는데.... 지루할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재미있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혹시라도 기다리시는 분(물론 이런 글을 기다리는 분이 있으련지.... ㅠㅠ)들에게도 죄송한 나름입니다... 밤이었다. 소소하나 힘찬 엔진 소리를 내뿜으며 달리는 차들을 지켜보는 나무들의 윗가지에 연결되어 별자리처럼 반짝여 길거리를 비추는 밝은 밤이었다. 브레이크를 밟으며 신호를 대기하고 있던 운전자들은 창문 밖에 너머에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는 미소를 안 지을 수가 없었다. 늑대 가면이나 박쥐 이빨, 고깔모자에 광대 가면 등 뒤집어쓴 아이들은 어른 한 둘과 함께 온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여태껏 모두가 기다려온 할로윈 축제였다... 더보기
할로윈 6화 주말 점심, 곧 다가올 밤에 ‘할로윈’ 날를 맞이하기 위해 마트에 갔다 온 염소 모자. 아들은 먼저 차에서 내리고 짐을 양팔에 한가득 짊어 현관으로 걸어가고, 어미는 아들이 차에 내렸음을 확인하고 집 창고에 조심히 차를 집어넣고 있었다. 아스리엘은 아슬아슬 양손에 올려진 짐이 떨어지지 않게 손가락으로 도어락에 갖다 대 비밀번호를 누르려는 차에 이미 잠금이 풀린 현관문을 보고 의아했다. 처음 그는 자신이 급하게 나가 문이 닫히는 것을 확인하지 못한 것인 게 아닌가 하여 넘어가려 했지만 생각해보니 현관문 위에 자동으로 문이 닫히게 금 고정되게 금 설치되어 절대 안 닫힐 수가 없었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도어락에 뭔가 문지른 표식은 물론 해체된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럼 설마 도둑이 든 게 아닌지 하여 잔뜩.. 더보기
할로윈 5화 “여기 맞아? 아침치고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아닌 것 같아.” “여기 맞아. 원장이 문자로 알려준 장소가 여기가 확실해. 그리고 이제 곧 개장 시간이니 사람이 없는 거야. 곧 있으면 사람들이 들어오겠지.” 어느 식당 앞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바깥으로 나온 기자들. 아침부터 마약같은 푸근한 이불과 꿈에서 헤어나오게 되어버려 짜증과 나태함을 숨기지 않는 붉은 고양이 버기,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기도 전에 이를 지켜보던 나이스는 바로 딴지를 걸었다. “버기, 설마 식당 안에서 담배 냄새가 서성거리게 하려는 생각은 아니겠지?” 단짝의 훼방에 곧 한번 째려보고는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다시 집어넣은 버기는 담배 연기를 대신 뜨거운 한숨을 내뱉으며 식당 문 앞으로 어슬렁거리며 걸어갔다. 그는 매우 .. 더보기
할로윈 4화 다음 날, 해가 잠이든 저녁. 여기는 큰 레스토랑. 지금 그곳은 시험을 마치고 모두가 그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덜어내기 위해 급하게 입안에 음식을 밀어 넣고 있었다. 그 고되고 미련스러운 후유증을 전부 메꾸기 위한다는 본능 때문인지 가격을 보지 않고 다짜고짜 주문하여 배를 채울 생각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주문한 음식을 허겁지겁 해치우는 굶주린 학생들에 비해 유족 창문 옆에서 조용하고 안락하게 식사하고 있는 어느 한 테이블이 있었다. 그들은 조용히 학교와 병원에 있었던 일을 서로 유쾌히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어느 한쪽은 환자들이 간호사 몰래 도박을 하다 걸려 360계 줄행랑 피우다 그만 계단에 넘어져 몸 전체에 깁스를 하게 된 일이나 또 학교에서 과학 실험을 하다 실수로 잘못 혼합되는 바람에 .. 더보기
할로윈 3화 어느 때처럼 같이 바람이 부어 마른 잎사귀가 돌아다니는 소리는 빼고 고요한 대학교. 그곳은 고단스러운 시험이 끝났음에도 보충 수업이 남아있어 많은 이들을 고문같은 지루함에 빠트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모두 교수의 마지막이라고 하지만 마지막이 아닌 연설을 자장가로 삼아 꿈나라로 떠나가는 시점에 한 젊은 학생은 여전히 눈빛이 반짝거리며 그걸 메모하고 있었다. 전 학기 우수 장학생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착실한 젊은 백색의 사내는 주변 학우들의 코 고는 소리에 집중을 흩트리지 않고 끊임없이 메모하며 중요한 부분을 체크하며 마무리에 다다르러 간다. 교수의 진짜 마지막에 사내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메모에 손을 갖다 대려는 차에 갑자기 뭔가 부드러운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보았다. 분명 저를 지켜보.. 더보기